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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비평

김연아 ‘부동산 투자’ 공개는 무죄인가

며칠 전 포털 검색순위에 ‘김연아 부동산 투자’라는 검색어가 등장하여 무슨 얘기인가 하고 들어가 보았다. 그랬더니 김연아가 지난 해 3월, 인천 송도에 있는 상가 2개를 분양받아 부동산 투자에 나섰다는 내용이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진 것은 최근 인천 송도 국제도시의 한 상가 건물에 '김연아 선수의 금메달 획득을 축하합니다'는 내용의 대형 현수막이 내걸리면서였다. '송도 커낼워크 상업시설 계약자 일동' 명의로 작성돼 있는 이 현수막은 포스코건설이 지어 분양한 이 상가 401동에 걸려 있었는데, 바로 김연아가 분양계약한 건물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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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우성

<아시아경제>라는 매체가 이런 내용을 처음 보도하면서 김연아의 부동산 투자 사실이 세간에 알려지기 시작한 것인데, <데일리중앙> 같은 매체는 “그의 나이 이제 19세. 스포츠 스타로서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그가 벌써부터 부동산에 투자해 수익을 내겠다는 것으로 여겨져 비판이 일 전망이다”라고 비판적인 시선을 드러내기도 했다. 아무래도 김연아가 아직 어린 나이이다 보니까 부동산 투자 사실이 알려짐에 따라 그런 시선을 피할 수는 없을 듯하다.

그런데 김연아의 이러한 계약 사실이 이런 식으로 외부로 공개되어도 되는 것일까. 개인의 프라이버시에 속하는 계약자의 신원은 당연히 외부에 공개하면 안되는 일이다. 이번에 포스코건설이나 분양대행사 측에서도 언론 취재에 대해 공식적으로는 "계약자의 신원은 원칙상 절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한 것으로 보도되었다. 그러나 막상 김연아가 계약한 점포의 위치, 면적, 분양가 등은 다 보도를 통해 알려진 상황. 김연아의 부동산 투자 내막은 다 드러나게 되어버렸다.

업체 측에서야 공식적으로 공개를 안했다고 할지 모르지만, 상가 계약자들 명의의 대형 현수막까지 걸고 그런 것을 보면, 김연아가 계약한 상가라는 사실을 어떻게든 마케팅에 활용하고 싶은 유혹을 느꼈던 것 아닌가 보인다.

물론 다른 연예인들의 고가 부동산 매입 사실도 언론에 종종 보도되기는 하지만, 아직 나이 어린 김연아의 이런 부분까지 공개되는 것이 어쩐지 개운치 않다. 부동산 투자같은 개인의 사적 영역은 그대로 놔두는 것이 좋을 듯하다. 김연아도 예상치 못했던 곳에서 이렇게 유명세를 치르게 되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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