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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비평

KBS 기자들의 최문순 의원 위협을 보며

지난 2008년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이 삼성특검에 소환되었을 때 당시 중앙일보 기자들이 회장님 힘내세요!”라고 응원을 보냈다가 세간의 빈축을 산 적이 있었다. 배임사건의 피고발인 자격으로 소환된 홍 회장에게 기자로서 그같은 응원을 보낼 수 있느냐는 지적이었다.

우리 언론의 역사도 돌고 도는 것일까
. 비슷한 풍경이 우리 눈 앞에 펼쳐지고 있다. KBS 기자들이 자기 회사 김인규 사장에게 질의를 한 민주당 최문순 의원에게 폭언과 욕설을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어제
(10)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회의장 앞에서는 국회 취재를 담당하는 KBS 기자 여러명과 최문순 의원 보좌관들 사이의 실랑이가 벌어졌다고 한다. 최 의원이 KBS 김인규 사장을 상대로 질의를 하면서 회의장 안에 KBS 기자들이 진을 치고 있는 것을 지적하며 "기자가 사병이냐"고 따진데 대한 반발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회의가 끝난 직후 KBS 전종철 기자가 회의장 밖에서 "도저히 못 참아, 최문순 나오라 그래!"라며 고성을 질렀고 결국 KBS 기자들과 민주당 보좌진들 사이의 실랑이까지 있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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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국회에 출석한 김인규 KBS 사장 ⓒ 남소연

최문순 의원실이 전하는 바에 따르면, 전종철 기자는 최 의원이 질의를 할 때 회의장 바로 옆 문방위원장실에서 TV를 통해 회의를 지켜보다가 사람들 앞에서 "X만한 새끼"라고 욕설까지 했다는 것이다.

이쯤되면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 이런 사람들은 과연 기자인가 아니면 김인규 사장의 비서 혹은 경호원인가. 최 의원의 질의내용에 설혹 불만이 있었다 하더라도 정식 회의에서 김인규 사장이 말을 하도록 해야지, 회의장 밖에서 이런 난동을 부리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KBS
기자가 그렇게 무서운 존재인가. 자기들 마음에 들지않는 질의를 했다고 해서 명색이 국회의원이 KBS 기자로부터 그런 모욕과 위협을 당해야 하는 것인가

이 뿐이 아니다
. 최문순 의원이 질의에서 밝힌 내용 가운데는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것이 하나 있다. 최 의원은 질의에서 "왜 기자들이 나서서 의원들에게 수신료 인상을 부탁하느냐. 자꾸 이러면 사례를 공개하겠다. 중단시키라"고 지적했다. 최 의원의 말대로라면 KBS 기자들이 의원들에게 수신료 인상 로비를 하고 다닌다는 얘기이다. 이 역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국회를 출입하고 있는 기자들이 의원들을 상대로 수신료 인상 로비를 한다면 의원들은 커다란 부담을 의식하게 되어 있다. 따라서 이는 기자의 윤리를 생각할 때 결코 해서는 안될 일이다.

KBS
기자들은 어제 최문순 의원이 자신들을 모욕했다고 주장했다 한다. 그러나 KBS 기자들의 이같은 추태를 지켜본 시청자들이 받았을 모욕감은 생각이나 해봤을까.

KBS
기자들이 받는 월급은 우리 시청자들이 낸 수신료로 지급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기자의 윤리를 포기한 사람에게는 그러한 지급의 중단을 요구할 권리를 시청자들은 갖고 있다. 더구나 이번에 물의를 일으킨 전종철 기자는 지난해 10월에도 KBS 이병순 사장이 국정감사에 출석할 때 타사 기자들의 취재를 방해하는 등의 행위로 빈축을 산 바 있다.
 
그래서 말한다. 기자이기를 포기한 사람들은 그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이 수신료를 내는 시청자들에 대한 도리가 아니겠는가. 김인규 사장 입장에서 그렇게 충성하는 사람들을 그만 두게 할 수는 없다고 한다면, 그대신 기자직은 그만두게 하고 비서직이나 경호직을 맡도록 하는 것이 적성에도 맞을 듯하다.

아무튼
KBS 기자 전체의 얼굴에 먹칠을 한 일부 기자들의 행패에 대해 김인규 사장이 어떤 식으로 조치를 취할 것인지, 시청자들은 주시하고 있다. 김인규 사장은 KBS 기자들의 행패에 대해 당장 사과하고 관련자들을 엄정하게 문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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