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와 관련하여 이명박 대통령의 이름이 언론에 등장했다.
하나는 이 대통령이 오는 18일에 부재자 투표를 할 것이라는 내용이다. 청와대 관계자에 따르면 "대통령은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일인 오는 24일 일정이 있을 가능성이 있어 부재자 투표를 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의아하다. 청와대에 있는 이 대통령이 왜 굳이 부재자 투표를 하는 것일까. 24일에 투표를 못할 일정이 있다는 것이 아니라, ‘일정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글쎄, 청와대에서 투표소까지 가는데 차로 10분 정도면 될텐데.... 이를 유비무환의 정신이라 해야할지. 사진=청와대
굳이 부재자 투표를 하는 이유가충분히 납득이 안되니 이런 추측을 해보게 된다. 이 대통령이 미리 부재자 투표를 하는 모습을 알림으로써 보수층들을 향해 투표에 참여할 필요성을 일깨우려는 노림수가 깔려있는 것은 아닐까. 주민투표에 대한 관심이 워낙 저조하니까 대통령이 미리 투표하는 사실을 알리려는 것 아닐까. 어떻게든 3분의1 투표율은 넘겨야 하니까.
이런 추측이 허황된 것이라고만 몰아붙이지는 말기 바란다. 이 대통령은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에서 여권이 합심해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는 의지가 확고하다고 ‘핵심 측근들’이 언론에 전하고 있지 않은가.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청와대 핵심 참모는 "대통령은 이번 무상급식 투표 결과를 망국적 `포퓰리즘'의 사슬이 계속 이어지느냐, 아니면 단절하느냐를 판가름할 심판대로 여긴다"면서 "대통령은 이번 투표에서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의지가 확고하다"고 전했다. 그는 또 "대통령은 한나라당이 오세훈 서울시장을 성심껏 도와야 한다는 의중을 갖고 있다"면서 "한나라당을 비롯한 여권이 한마음으로 뭉쳐 힘을 모아야 한다는 게 대통령의 뜻"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같은 내용이 보도되자 물론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은 "대통령은 무상급식 투표와 관련해 직접 말씀한 적은 없다"고 했지만, 이미 대통령의 뜻은 전해지지 않았는가.
참으로 떳떳하지 못한 방식으로 투표에 영향을 미치려 한다는 논란을 사기에 충분하다. 대통령의 뜻이라고 할 얘기는 다해놓고, 대통령은 아무런 발언을 한 적이 없다니. 그러면 청와대 참모들은 대통령의 속을 꿰뚫어보는 독심술에 이토록 뛰어난 인재들이란 말인가.
주민투표일이 가까워오는데 청와대에서 나오는 얘기들이 개운치가 않다. 자꾸 치사한 방법이 아닌지 의심부터 드니, 내가 요즘 ‘나는 꼼수다’를 너무 열심히 들었나 보다. 가카께서는 절대 그러실 분이 아닌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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