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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공천신청 수입만 40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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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겨레


어제 저녁 한 지인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한나라당에 공천신청하느라 번호표 받고 대기중이라고 했다. 대학입시도 아니고 왠 번호표 했는데, 이야기를 들어보니 그럴 상황이었다.


막판까지 눈치작전을 벌이던 공천신청자들이 마감 당일날 한꺼번에 몰렸던 것이다. 새벽부터 줄을 서서 기다렸던 사람들도 많았고, 너무 사람이 많아 번호표를 나누어주고 자정 넘어까지 접수를 받았다고 한다.


한나라당 사상 최고의 공천경쟁률


오늘 아침 신문을 보니 모두 1천171명이 접수해 전국 243개 지역구에서 평균 4.82대 1의 경쟁률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나라당의 총선 공천 사상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것이라 한다. 선거 때마다 미달사태를 보였던 호남지역 경우도 이번에는 평균 2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을 정도였으니 말해 무엇하랴.


이 바람에 한나라당의 수입도 짭짤했던 모양이다. 공천신청자들은 최소 80만원에서 최고 260만원까지의 돈을 내야 했다.


신청자들이 기본적으로 내야하는 심사료 명목의 기본비가 80만 원이다. 그리고 30만원의 특별당비를 6개월 이상 납부했다는 확인서를 제출해야 한다. 특별당비를 내지 않은 정치신인들의 경우는 특별당비 180만원을 함께 내야하니까 모두 260만원의 돈을 내야했던 것이다. 내게 전화걸었던 지인이 "이거 안되면 몇백만원만 날리는건데...."하며 농을 건냈던 이유가 그것이었다.


공천신청자가 모두 1천 171명이었다고 하니까, 한나라당이 공천신청을 통해 거둔 수입은 대략 40억원 가까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대학들이 전형료 가지고 한철 장사한다더니, 이거 너무한 것 아니냐는 항의도 나왔던 모양이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공천심사에 들어가는 제반 비용을 감안하면 많은 돈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어차피 각자가 자발적으로 원해서 하는 공천신청이니까, 몇백만원 아까와서 공천신청 안하는 사람은 없었을 것 같다.


한나라당에만 몰리는 공천신청, 줄서기 세태?


한마디로 대학입시 창구를 방불케하는 한나라당 공천신청의 열기이다. 왜 이런 현상이 빚어졌을까.


한나라당 공천은 곧 당선이라는 인식이 대세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호남지역을 제외하고서는 한나라당이 워낙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기 때문에 한나라당 공천만 받으면 당선이 보장된다는 생각들을 저마다 갖고 있는 듯하다.


실제로 언론계, 방송계, 법조계 등에서 지명도가 높거나 비중있는 위치에 있던 인사들의 경우, 모두 한나라당으로 몰리는 쏠림 현상을 보여주고 있다. 전에도 집권당에는 유력인사들의 신청이 많기는 했지만, 이번 경우에는 거의 모두가 한나라당으로 줄을 선 모습이다.


출마하는 입장에서야 당선가능성이 높은 곳을 찾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일일 수도 있겠지만, 이런 세태를 보노라면 씁쓸한 생각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그들이 평소에 그렇게 한나라당을 사랑해서 그 쪽으로 뛰어드는 것일까. 혹시 정체성이고 뭐고 간에 당선될 곳만 찾는 본능의 결과는 아닐까.


그래도 열명 가운데 몇 사람 정도는, 당선가능성은 적어도 정체성이 맞으니까 다른 당으로 뛰어들겠다, 뭐 이런 용감한 소신파도 있었으면 좋겠다.


곳곳에서 공천신청했다는 소리가 들려온다. 모두가 한나라당이다. 이 나라에는 한나라당밖에 없나. 공천신청에도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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