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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액체납 수배자 전경환, VIP 특실에 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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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전 대통령의 동생 전경환씨가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 귀빈실에 입원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오늘 <한겨레>가 단독보도했다. 전씨는 사기혐의로 그동안 검찰 수배중이었는데 드디어 모습을 드러내게 된 것이다.


그런데 입원하게 된 사정은 인간적으로 딱하다. 전경환씨는 다른 병원에서 간암의 일종인 담관세포암 진단을 받고 세브란스에 입원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한다. 아마 병세가 안좋은 것같다고 병원관계자는 전하고 있는 모양이다.


<한겨레>에 이어 나온 연합뉴스 보도에서는 "정확한 병명은 밝힐 수 없지만 생명이 위독한 상황은 아니다"라는 병원관계자의 말이 소개되고 있다.

병 앞에는 어쩔 도리없이 나타난 전경환


20여년 세월이 넘도록 각종 범죄행위로 사회적 물의를 빚고, 그렇지 않아도 조롱거리가 된 전직 대통령 집안의 위신을 땅에 떨어뜨린 전씨였다. 가끔씩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전경환씨도 병 앞에서는 어쩔 도리없이 나타나게 된 것이다.


사실 사람이 암에 걸려서 입원했다고 하는데, 잘못한 일이 있어도 일단은 쾌차하기 바란다, 이런 소리만 하는 것이 도리인지 모른다. 그런데 우리가 까칠한 탓일까. 입원과 관련된 다른 이야기들이 불편하게 들려 한마디 하게 된다.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전경환씨가 입원 중인 신촌 세브란스병원 20층 병실은 김대중 전 대통령, 박근혜 전 대표, 김우중 전 회장, 정몽구 회장 등이 치료를 받은 바 있는 귀빈용 병실로, 하루 입원비가 70만~170만원에 이른다고 한다.


이 병실은 4년차 이상의 전공의들과 전담 간호사들이 24시간 대기하는 등 특급 서비스를 제공하며, 20층 승강기 앞에는 보안요원들이 상주하며 방문객들을 통제한다는 것이다.


VIP 병실 이용하는 전경환, 고액체납자


그런데 이 병실을 사용하고 있는 전경환씨는 서울시가 지난해 말에 발표한 고액체납자이다.


전씨의 체납세액은 6억2219만여원으로, 과거 운영하던 새마을신문사가 내야 할 법인세에 따른 주민세로 알려져있다.


당시 새마을신문사가 청산되면서 최대 주주였던 전씨에게 2차로 납세의무가 부과됐다는 것인데, 서울시는 전씨의 상태를 '납세의식 결여'로 분류한 바 있다. 즉, 낼 능력은 있으나 의지가 없다는 뜻이다.



서울시의 분류가 정확하기는 했던 것 같다. 세금은 체납한 사람이 입원실을 이용해도 호화 VIP실을 이용하는 걸 보면, '납세의식 결여'라는 분류가 옳은 것 같다.


이제 전경환씨 나이도 60대 중반을 넘어섰다. 병도 위중하다고 하니, 여러 가지로 자신이 살아온 길을 돌아볼 때인 것 같다.


전경환씨가 범죄와 인연을 맺은 것은 형 전두환씨가 대통령을 하던 시절. 당시 새마을본부 중앙회장을 맡았던 전경환씨는 형이 물러난 뒤 5공비리와 관련하여 구속되는 신세가 되었다.


새마을본부 공금 76억여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구속되어 징역 7년과 벌금 22억원, 추징금 9억8천900만원이 확정되었다. 그러나 노태우 대통령 아래에서 가석방으로 풀려나 2년6개월만 복역하고 자유의 몸이 되었다.


전씨 형제, 인생 돌아보고 사회에 내놓을 것 다 내놓아라


그 뒤에도 전경환씨의 범죄행각은 계속되었다.


그동안은 검찰에 의해 수배중이었다. 한 건설업자에게 “아파트 건설에 필요한 사업자금 1천억원 가량을 외국에서 유치하도록 도와주겠다”며 업무추진비 명목으로 7억여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검찰수사를 받던중 행방을 감춰버렸기 때문이었다.


전경환씨는 구권(舊券) 화폐 사기범들과 어울려 피해자들 앞에 나타나 일종의 '바람잡이' 역할을 한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화폐 사기범 일당들이 "전두환 전 대통령의 구권 화폐 비자금 50억원을 액면가보다 30% 싸게 살 수 있으니 5억원을 투자하라"고 피해자들에게 제의하고, 피해자들이 믿도록 카페에 전경환씨를 직접 나오게 했다는 것이다. 당시 전씨가 수배중이어서 범죄사실을 알고 현장에 나간 것인지에 대한 조사는 이루어지지 못한 상태였다.


그런가 하면 그의 동거녀의 딸이 필리핀 정부로부터 사업권을 보장받았다고 속여 수십억원 규모의 사기 행각을 벌이다 경찰에 구속되는 일도 있었다. 그 돈이 전씨에게로 건네진 사실은 확인되지 않아 기소되지 않았지만, 한때 전씨 연관설이 돌기도 했었다.


끊임없는 사회적 물의의 연속이었다. 형은 행세할 것 다하면서도 재산이 29만원밖에 없다며 추징금 안내고 버티고, 수배중인 동생은 세금체납하면서도 VIP 특실 이용하고..... 생각할수록 마음이 편하지 않다. 아픈 사람 갖고 이런 얘기 하도록 모질게 만드는 그들 형제가 원망스럽기도 하다.


전두환씨 형제도 어차피 이제 인생을 하나씩 정리할 나이에 들어섰다. 그 나이에 무슨 욕심과 미련이 그렇게 많은가. 사회에 내놓아야 할 것 있으면 다 고백하고 내놓고, 그러면서 자신들의 인생을 하나씩 정리해 나가야 할 때 아닌가. 두 형제가 병실에서 손잡고 그런 의기투합이라도 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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