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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새누리당, 손수조 후보 사퇴시켜야.

"젊은이가 전세금 3천만원을 선거자금으로 해서 자신의 지역을 떠나지 않고 발전을 위해 노력해보겠다는 당찬 모습, 참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새누리당 박근혜 중앙선대위원장이 지난 7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부산 사상구에 출마한 손수조 후보를 칭찬하며 했던 말이다. 새누리당은 이렇게 박근혜 위원장까지 직접 나서 27세의 최연소 후보 손수조를 신데렐라로 만들려고 공을 들여왔다. 손수조 띄우기에는 새누리당 비대위, 공천위도 나섰고, 보수언론들이 가세했다. 

손수조 후보

그런데 그렇게 급조되었던 손수조 스토리가 무너지고 있다. 그가 새누리당을 감동시켰던 ‘3000만원으로 선거뽀개기' 공약이 새빨간 거짓말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손 후보는 후보등록 직후 말을 바꿔, 3000만원으로 선거를 치르겠다던 공약의 포기를 선언했다. 그는 "선거비용으로 3000만원을 쓰겠다는 것은 깨끗한 선거를 하겠다는 각오였지만 당장 후보등록비인 기탁금 1500만원을 내면 더 이상 선거운동은 불가능하다"고 밝히고 "450여 분이 후원금 8000만원을 보내주셨다", 남은 돈으로 기탁금을 내고 후원금 8000만원으로 앞으로 선거운동을 하겠다고 했다. 선거를 치르기도 전에 자신의 핵심적인 공약을 번복한 셈이다 

이 핵심공약이 없었던 일이 되면서 여러 대목에서 거짓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우선 손 후보의 말과는 달리 이미 기탁금은 중앙당에서 지원해 준 것으로 드러났다. 손 후보는 새누리당의 다른 후보들과 마찬가지로 후보 등록 직전에 1500만원을 중앙당으로부터 지원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손 후보 측은 "당장 후보등록비를 내면 더 이상 선거운동은 불가능한 상황이라는 말의 의미가 '후보자의 선거자금 3000만원과 중앙당에서 지원한 기탁금을 납부하면 선거운동이 불가능하다'는 뜻이라고 궁색한 해명을 뒤늦게 하기도 했다. 

그리고 원룸 전세금 3000만원으로 선거를 치르겠다고 공언했던 말도 거짓이 되었다. 손 후보가 살던 원룸은 아직까지 그의 명의로 남아 있고 선거자금은 부모님으로부터 빌린 것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유권자를 상대로 거짓말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었다. 논란이 커지자 손 후보 측은 전세로 임대한 원룸은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후보자 명의로 돼 있을 뿐이라고 역시 궁색한 해명을 내놓았다. 

손 후보의 거짓말 논란이 확산되자 부산시 선관위도 그가 그동안 예비후보 단계에서부터 주장해온 내용이 사실과 다를 경우 공직선거법 위반에 해당되는지 검토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그런데 손 후보의 ‘3000만원 선거공약은 다른 공약을 어기는 것과는 그 의미가 다르다. 손 후보에게 있어서 3000만원 선거 공약은 그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새누리당이 손수조 띄우기에 나섰던 근거는 월급을 모아 만든 3000만원으로 선거를 치르겠다고 약속한 27세 여성이 주는 감동이 사실상 유일한 것이었다. 따라서 이 약속이 무너지면 손수조 띄우기 프로젝트가 함께 무너질 수밖에 없게 되어있다. 

따라서 손수조 개인, 그리고 새누리당은 치명타를 맞게 되었다. 박근혜 위원장까지 그렇게 격찬했던 손수조가 하루아침에 새누리당의 애물단지로 전락하는 상황이 되고 있는 것이다. 따지고 보면 새누리당으로서는 자업자득의 결과이다. 학교 졸업후 홍보회사 다닌 것 말고는 아무런 사회활동 경력도 없는 인물을 억지 신데델라로 만들기 위해 그런 스토리를 꾸며낸 것이니, 진정성없는 술수가 어떤 결과를 낳을 수밖에 없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손수조의 거짓말은 그 개인의 문제로 끝날 것 같지 않다. 자칫 부산의 다른 지역 선거에서 악영향을 주지않을까 새누리당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다. 사안이 갖는 정서적 민감성을 감안하면 전국 선거 분위기에도 영향을 줄 수도 있다. 손수조 스캔들이 계속 터져나온다면 새누리당 전체가 타격을 받게 되어있는 상황이다. 거당적으로 손수조에 올인하는 모습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아무리 자업자득의 결과라 해도 새누리당으로서도 곤혹스럽게 되었다. 손수조의 거짓말로 자신들이 파격적인 공천을 한 전제가 무너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새누리당도 손수조에 대한 당 차원의 전폭 지원은 무리라고 판단하고, 사태를 지켜보기로 했다는 얘기이다. 

이 상황에서 새누리당이 취해야 할 태도는 무엇일까. 그것은 손수조의 후보직 사퇴가 이루어지도록 하는 일이다. 이는 새누리당의 선거전략 차원 이전에, 유권자들에게 새빨간 거짓말을 한 후보를 공천하고, 더 나아가 거당적인 띄우기에 나서 결과적으로 유권자들을 우롱한데 대한 책임을 지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손수조의 거짓말에 놀아나 공천을 해준 새누리당과 박근혜 위원장도 바보가 되었겠지만 말이다. 

4.11 총선 공천과정에서 줄곧 쇄신을 강조했던 새누리당이라면 손수조 후보의 거짓말에 대해 당연히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리고 당 차원의 대국민 사과라도 해야 마땅하다. 박근혜 위원장의 선택을 지켜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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