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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봇대'는 인수위 홈피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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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인수위원회에 제안한 국민성공정책제안은 어떻게 되었을까.
 
인수위 홈페이지에 설치된 국민성공정책제안 게시판에 국민들의 참여가 쇄도하고 있다고 그동안 여러 언론들이 보도했다. 오늘 오후 현재 2만5천여건의 제안들이 게시판에 올라와있다.


그런데 이 많은 국민들의 제안에 대한 인수위 측의 성의있는 답이 없다고 얼마전 나의 블로그를 통해 지적한 바 있고, 많은 방문객들이 이에 공감하였다. (‘인수위, 국민제안만 받고 답은 없다’)


국민성공정책제안 게시판은 엉망


그러나 그 이후 상황은 더 나빠지고 있다. 지난 15일 인수위는 수많은 제안들 가운데 ‘제안반영’을 선정했다. 당시 인수위는 이렇게 설명했다.


국민여러분들이 제안해 주신 소중한 의견들을 정책에 반영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동안 제안해주신 의견들을 국민성공센터와 분야별 전문가, 인수위에서 검토하여 하나씩 제안반영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오늘 아침 검색해 보니 약 50여건이 제안반영으로 표시되어 있었습니다. 검토완료가 끝난 제안 중 반영이 가능한 제안에 대해 '제안반영' 표시를 하고 있습니다. 검토완료로 표시되어 있는 제안들은 인수위 활동이 끝나더라도 새정부에 이첩하여 계속 반영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제안반영’의 의미가 무엇인지, 새 정부에서 정책으로 채택할 것이라는 뜻인지, 아니면 그냥 검토해보겠다는 뜻인지 불분명하다. 그래도 제안을 한 사람들 입장에서는 일단 이 ‘제안반영’에 선정되었는지 여부가 중요한 관심사이다.


그런데 23일 현재 인수위 국민성공정책제안 게시판을 통해서는 이 제안반영 내용들을 알 길이 없다. 이상하게도 지난 15일에는 ‘제안반영’으로 선정되었던 제안들 상당수가 그 뒤 사라져버렸다.


그런가 하면 ‘제안반영’에 선정된 내용들을 따로 분류하는 게시판이 생겼는데 여기가 가관이다. 분명히 15일 현재 50여건이 선정되었다고 했는데, ‘공군의 정기외박폐지 반대의견’과 ‘인재과학부 명칭 재고’ 의견 두 종류만 게시되어있다. 제안의 숫자는 100여건이지만 내용은 그렇게 딱 두가지 뿐이다. (인수위원회 홈페이지)


‘전봇대’는 인수위 안에도 있다


도무지 뒤죽박죽이다. 나의 제안이 어떻게 된 것인지 알 길이 없다. 대부분의 제안들에는 ‘검토중’이라는 막연한 분류만 되어있다. ‘반영제안’에 선정된 제안들이 무엇인지는 일주일이 넘어도 알 수가 없다.


혹시 홈페이지 수정작업중이라고 그런가하고 생각도 해보았지만, 이용자가 엄청나게 많을 대낮에 설마 그랬으리라고는 상상이 가지않는다.


이래가지고서야 인수위가 국민을 섬긴다고 할 수 있겠는가. 국민들이 절박하게, 정성들여 올린 제안과 호소들에 대한 인수위의 답이 이렇게 무성의하다면, 국민을 우습게 안다는 생각이 들지않을 수 없다. 이럴 것이면 국민성공정책제안 게시판은 인수위 홍보를 위해 많은 사람들을 들러리 서게 만든 것이었나.


이명박 당선인은 ‘현장’을 중시하라며 대불산업단지 전봇대 얘기를 꺼냈다. 그러나 ‘현장’은 결코 먼 곳에 있지 않다. 바로 인수위 홈페이지도 민원이 살아넘치는 ‘현장’이다.


국민성공정책제안 게시판에 올라와있는 절절한 민원들에 대한 답을 얻기가 어렵다. 그 지적을 거듭해도 해결이 안되고 있다. ‘전봇대’는 인수위 내부에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