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위원회 홈페이지에 가보면 국민성공정책제안 게시판이 있다. 이미 여러 언론이 보도한 것처럼, 이곳에는 인수위를 향한 국민들의 제안들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게시판에는 오늘 현재 1만 9천여건의 내용들이 올라와있다. 제안내용도 다양하다. 입시제도 개선책, 보육시설 지원 건의, 비정규직 문제 해결 요구, 일시적 1가구 2주택자들의 구제 호소, 소방공무원들의 어려움 호소, 유류세 인하 문제 등 국민생활과 밀접한 부분이 눈에 많이 띈다.
국민성공정책제안 게시판, 봇물을 이루다
그런가 하면 이명박 당선자의 한반도 대운하 공약 등에 대한 의견, 정부조직개편안에 대한 의견 등도 이어지고 있다. 그야말로 국민들의 제안, 청원, 의견 등이 망라되어 있는 모습이다.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가 그만큼 크다는 얘기도 된다.
1만 9천여건의 내용 가운데는 한시적 기구인 인수위가 어떻게 할 수 없는 내용들도 많다. 개인의 주장에 그치거나 현실성없는 내용도 많다.
그러나 당장 정책에 반영하거나 제도개선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의 타당하고 이유있는 제안들도 적지않다.
그런데 인수위에서는 이 많은 제안들을 어떻게 처리하고 있는 것일까. 제안은 봇물을 이루었지만 그에 대한 인수위의 답은 아직까지 없다.
내가 호소하고 제안한 내용들은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있을까. 그래도 정성을 기울여 게시판에 제안을 올린 국민들은 그런 궁금증이 들 것이다.
물론 인수위가 성의를 안보이는 것은 아니다. 인수위는 제안들에 대해 '접수중 -> 접수완료 -> 검토중 -> 검토완료'라는 4단계 분류를 해주고 있다. 제안에 대한 처리상황을 알려주는 것이다. 그런데 계속 '검토중' 표시에 머물러있는 내용들이 너무 많다.
국민제안, 어떻게 되고 있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지난 15일에는 '제안반영 시작되었습니다'라는 제목의 공지가 게시판에 올라왔다. 내용은 이런 것이다.
"국민여러분들이 제안해 주신 소중한 의견들을 정책에 반영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동안 제안해주신 의견들을 국민성공센터와 분야별 전문가, 인수위에서 검토하여 하나씩 제안반영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오늘 아침 검색해 보니 약 50여건이 제안반영으로 표시되어 있었습니다.검토완료가 끝난 제안 중 반영이 가능한 제안에 대해 '제안반영' 표시를 하고 있습니다. 검토완료로 표시되어 있는 제안들은 인수위 활동이 끝나더라도 새정부에 이첩하여 계속 반영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제안반영'의 의미가 무엇인지 설명만 가지고는 이해하기 어렵다. 제안을 수용하여 채택했다는 것인지, 아니면 그냥 계속 검토하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더 구체적으로 상황을 설명해주어야 한다.
지금은 구청에 인터넷으로 민원을 넣어도 며칠후면 답이 올라온다. 민원에 대한 처리결과가 분명하게 설명된다. 이유까지 말이다.
인수위, 제안자들에게 성의있게 답해줘야
그에 비하면 인수위의 제안처리 상황은 너무 답답해 보인다. 물론 인수위의 제한된 인력으로 그 많은 제안들에 대해 일일이 답하는 것은 어려울지 모른다. 그리고 인수위 차원에서는 결론내리기 어려운 문제도 많을 것이다.
그렇다 해도 인수위 홈페이지를 찾아간 국민들의 마음을 생각하면 좀더 성의있는 모습이 필요한 것 아닐까. 최소한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여 '국민추천'의 표시가 되어있는 제안에 대해서는 그렇게 하겠다든가, 아니면 어렵다든
가, 그리고 그 이유는 무엇인가, 뭔가 답을 주는 것이 도리일 것 같다.
모든 제안에 대해서 좋은 의견이니 새 정부에서 더 검토하도록 하겠다는 식으로 넘어갈 생각이었다면, 무엇하러 국민성공정책제안이라는 거창한 이름을 붙였을까. 자칫하면 국민들은 자신이 정성들여 올린 제안에 대해 답조차 듣지못하고, 들러리만 서게 된 꼴이 되고 만다.
인수위는 2월 말이면 활동이 종료되는 한시기구이다. 국민들이 인수위 홈페이지를 찾아와 수많은 제안을 올렸다는 사실을 언론에 알리는데만 신경쓰지 말고, 제안자들에게 성의있게 답하는데도 정성을 기울여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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