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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의회 'MB 당선축하결의안'이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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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준 특사와 부시 미 대통령의 면담

세상에 이런 결의안도 있나? 미국 의회가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당선을 축하하는 결의안 (Congressional Resolution Congratulating South Korean Democracy and President-Elect)을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이 오늘(26일) 아침에 전해졌다.


미 하원은 이명박 당선인의 당선과 한국민주주의 발전을 축하하고 한미동맹관계 강화를 기원하는 결의안을 초당적으로 추진중이라고 공화당 소속 에드 로이스 하원의원이 밝혔다.


전례없는 '이명박 당선축하결의안'


전례없는 일이다. 미국 의회가 자신들의 동맹국에서 새 정부가 출범할 경우 이를 인정하거나 지지하는 결의안을 채택한 것은 종종 보아왔다. 그러나 이번처럼 특정 당선인의 당선을 축하하고 그 국가와의 관계 강화를 바라는 결의안까지 추진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그런데도 이 결의안은 의회통과가 무난할 것이라고 한다. 민주·공화 양당 지도부가 외교위원회를 거치지 않고 하원 본회의에 곧바로 상정키로 의견을 모아 신속하게 처리될 전망이라고 한다. 더 나아가 하원 뿐만 아니라 상원에서도 비슷한 내용의 결의안이 추진되고 있다고 한다.


주미 한국대사관은 "미 의회의 이 같은 결의안 추진 움직임은 아주 이례적인 일"이라면서 "절차와 형식을 중요시하는 하원이 이처럼 본회의에 곧바로 결의안을 회부하는 것은 아주 특별한 대우로서 엄청난 성의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엄청난 성의'라는 표현이 매우 인상적이다.


미국 의회가 한국에서의 정권교체와 이명박 당선인의 집권을 얼마나 반가와하고 있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다.


부시 - 정몽준 '깜짝 면담'도 파격


이 뿐이 아니다. 며칠 전에는 이명박 당선인의 특사자격으로 미국을 방문한 정몽준 의원 일행을 부시 미국 대통령이 '깜짝 면담'하는 광경이 연출되어 화제거리가 되었다.


정 의원 일행은 부시 대통령과의 면담을 계속 요청했지만, 미국 대통령이 아직 취임도 하지 않은 당선인의 특사를 면담하는 것이 전례없는 일이라 성사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판단되었다.


그러나 정 의원이 백악관에서 해들리 국가안보보좌관을 만날 때 부시 대통령이 해들리 보좌관의 사무실을 잠깐 방문하는 형식으로 면담은 이루어지게 되었다. 이 자리에서 부시 대통령은 가급적 이른 시일 안에 이명박 당선인을 만나고 싶다는 입장을 다시 한번 밝혔다.


결국 정몽준 의원은 부시 대통령과 체니 부통령을 동시에 만나고 돌아오는 성과를 거두었다. 미국의 대통령과 부통령이 일국의 대통령 당선인특사단을 동시에 면담한 것은 전례가 없는 일로 꼽히고 있다.


지난 2003년 2월 당시 노무현 당선자측의 정대철 방미대표단 일행이 부시 대통령을 만나지 못하고 체니 부통령에게 노무현 당선자의 친서를 전달했던 것과는 대비되는 장면이다.



미국측의 지나친 환영이 부담스러운 이유


이러한 장면들은 미국 정부나 의회가 한국에서의 정권교체를 얼마나 학수고대했는지, 그리고 이명박 정부의 등장을 얼마나 환영하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이명박 당선인 측에서도 무척 고무된 모습이다.


그런데 미국측의 전례없는 지나친 환영의 모습이 다른 한편으로는 부담스럽게 받아들여지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이명박 당선인이나 부시 대통령이나 똑같이 한미동맹관계의 복원과 강화를 다짐하고 있다. 한미간에 그동안의 불신이 거두어지고 새로운 관계강화가 모색된다는데 굳이 이의를 제기할 까닭은 없다. 말 그대로 미래지향적인 새로운 관계가 찾아진다면 말이다.


그러나 한미간에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당장 한미 FTA 비준 문제가 있다. 한미동맹관계 재정립과정에서 제기될 수많은 문제들도 있다. 자이툰 부대의 이라크 주둔도 아직 끝나지 않은 문제이다.


한국과 미국도 이제 기본적으로 국가 대 국가의 관계에서 각자의 이익을 추구하는 관계가 될 수밖에 없다. 미국 역시 이제는 철저히 자기이익의 관점에서 우리를 상대하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미국과의 관계에서 수동적 위치에 놓이지 않고 말 그대로 대등한 국가적 관계를 맺어나가는 일이 중요한 과제가 된다.

그러나 미국으로부터 인정받기에 급급한 모습으로는 이러한 위상을 확보할 수 없을지 모른다. 파격적인 '이명박 당선축하결의안', 부시 대통령의 '깜짝 면담'이 나중에 어떤 부담으로 우리에게 돌아올지를 충분히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남의 잔치에 재뿌리려고 하는 말이 아니다.‘과경(誇敬)은 비례(非禮)', 즉 '지나친 존경은 예의가 아니다'라고나 해야할까. 미국 의회의 '이명박 당선축하결의안'은 아무래도 '과경'(誇敬)인 것같다. 축하해주는 거야 고맙지만, 오늘의 지나친 대우가 나중에 무엇으로 돌아올지 겁이 난다. 너무 좋아만 할 일들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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